문 닫을 날짜가 정해진 교자 레스토랑 • 교자 잇

May 25, 2021
문 닫을 날짜가 정해진 교자 레스토랑 • 교자 잇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해외 국가에 매장을 내거나 현지 유통 채널에 납품하는 것입니다. 물리적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아마존, 이베이, 라쿠텐 등 글로벌 전자 상거래 플랫폼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이것 뿐일까요?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을 외국인 고객들을 확보한다는 것으로 관점을 바꾼다면 국내에서도 충분히 해외 시장을 타깃할 수 있습니다. 바로 국내에 방문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것입니다. 특히 개최국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가는 올림픽, 월드컵 등 특수한 호재가 겹친다면 더할 나위없이 유리한 기회입니다. 도쿄의 아카사카에는 이처럼 도쿄를 방문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성업 중인 교자 가게, '교자 잇(Gyoza it)'이 있습니다. 교자 잇에서는 교자 피가 없는 교자, 1조각 교자, 와인과 페어링해 먹는 교자 등 기존 교자 가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신선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연 이런 낯선 조합이 빚어낸 교자는 어떤 맛일까요?

도쿄의 대표적 관광지 아사쿠사에는 일본식 된장국과 주먹밥을 판매하는 '미소쥬(Misoju)'라는 작은 가게가 있습니다. 미소시루와 오니기리의 조합은 전형적인 일본식 아침식사입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아침 식사로 빵과 커피, 시리얼 등이 더 익숙할 외국인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전체 고객의 30% 이상이 도쿄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라고 합니다. 일본식 된장인 미소의 구수한 내음이 낯설 법도 한데, 외국인 손님들이 아침부터 미소쥬에 방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소쥬는 미소시루와 오니기리를 외국인들이 먹기 좋게 재해석했습니다. 먼저 판매하는 5종류의 미소시루 중 3개는 소고기, 토마토, 두유 등을 이용해 해외 국물요리와 미소시루를 혼합한 형태의 메뉴로 개발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함께 판매하는 5종류의 오니기리도 소금, 아보카도, 참치 등 비교적 외국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을 만한 식재료로 만듭니다. 게다가 일본의 쌀맛을 외국인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쌀 장인이 감수한 5성급 쌀을 사용하는 것도 특징입니다.

미소시루, 오니기리, 반찬 3가지로 구성된 미소쥬의 대표 세트 메뉴입니다.

메뉴뿐만이 아닙니다. 주문 과정도 외국인 친화적입니다. 일본어를 모르는 외국인도 주문 방법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아이콘과 영어를 활용해 주문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미소쥬에서는 타깃을 달리하고, 외국인의 관점으로 메뉴 개발 및 브랜드의 방향성을 정립했습니다. 전형적이고 평범한 일본 음식을 판매하지만 외국인의 눈높이에 맞추니 전통 음식에 글로벌한 입맛이 더해집니다.

영어와 아이콘으로 주문 과정을 쉽게 설명해 두었습니다.

미소쥬는 전형적인 아침 메뉴 혹은 일본 가정식 스타일의 음식을 선보이기 때문에 저녁 7시에 문을 닫습니다. 그렇다고 아침과 점심 영업에 집중한 미소쥬를 아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녁 시간 대에 적합한 메뉴인 일본식 교자로 외국인들을 환대하는 곳이 있기 때문입니다. 도쿄의 아카사카에 위치한 '교자 잇(Gyoza it)'입니다. 교자는 원래 중국에서 유래된 음식인데, 일본으로 넘어오면서 본고장과는 확연히 다른 독자적인 형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일본식 레시피가 완벽히 패치된 일본식 교자는 교자 잇에서 외국인들을 향해 또 한 번의 진화를 거듭합니다.

교자의 진화 1. 품격을 높이는 고급화

일본식 교자는 원래 소박한 식당이나 선술집에서 파는 서민 음식의 대표주자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맛과 영양을 동시에 챙길 수 있어 누구나 즐겨 먹는 음식입니다. 간단한 간식이나 술 안주로도 좋지만, 교자를 반찬 삼아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되기도 합니다. 교자 전문점에서는 교자와 밥 세트를 팔기도 하고, 라멘 집에서는 사이드 디쉬로 교자를 함께 판매합니다. 그래서 퇴근길에 교자 곁들여 가볍게 저녁 식사를 해결하는 직장인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교자 잇에서는 교자로 한 끼를 '때우려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대신 교자의 맛을 '즐기러' 오는 사람들로 늘 북적입니다.

테이블 세팅도 정갈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메인 메뉴인 교자 때문입니다. 교자 잇의 교자는 일본의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 아닌, 일본의 대표적인 미식으로서 전면에 나섭니다. 그래서 교자 잇의 교자 메뉴에는 전통적인 교자부터 오리고기가 들어간 교자, 밀가루로 만든 교자 피 대신 가지를 사용한 교자 등 다른 교자 집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메뉴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교자 잇은 손님의 허기를 채우기 위한 교자가 아닌, 미각을 채우기 위한 교자를 판매하는 것입니다.

밀가루 대신 가지를 얇게 썰어 교자 피로 활용한 가지 교자입니다.

교자로 미식을 찾는 교자 잇의 화룡점정은 교자와 함께 제공하는 6가지 소스입니다. 트러플 소금, 유자 후추 페이스트, 다시마 후리가케, 토마토 소스, 폰즈 식초, 겨자로 구성된 6가지 소스는 교자를 간장에 찍어 먹는다는 통념을 깨고 클래스가 다른 맛을 선보입니다. 한 가지 교자를 주문하더라도 여러 가지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여러 종류의 교자를 주문하면 교자와 소스의 조합을 다양하게 구성하여 시식하면서 자신만의 미식을 찾아가는 것 또한 교자 잇에서만 가능한 재미입니다. 여러 명이 함께 방문해 다같이 교자를 먹고도 각자의 취향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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