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깅족을 위한 식당이 오피스 빌딩에 있는 이유 • 카노야 애슬리트 레스토랑

May 25, 2021
조깅족을 위한 식당이 오피스 빌딩에 있는 이유 • 카노야 애슬리트 레스토랑

‘카노야 애슬리트 레스토랑’은 조깅족을 위한 건강식을 팝니다. 그런데 식당에는 정장을 입은 손님들이 더 많습니다. 타깃을 좁힐수록 타깃이 넓어지는 역설의 현장입니다.

'건강을 측정한다.' 최초로 체지방계를 만든 ‘타니타’의 모토입니다. 측정기기 전문 기업답게 식사, 운동, 휴식, 질병 등 건강과 관련된 모든 것을 측정합니다. 이 헬스케어 기업이 정작 자사 직원들의 건강에는 소홀했음을 깨닫고 야심 차게 사내 식당을 열었습니다. 500kcal의 저칼로리에 3g의 저염분 식단이 특징인데, 맛과 포만감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균형 잡힌 사내 식당의 식사 덕분에 타니타에는 과체중인 직원이 없어졌다고 합니다. 1년 만에 무려 21kg을 감량한 직원도 있습니다.

그저 직원 복지로 끝난 것이 아닙니다. 타니타 사내 식당의 레시피를 모아 출간한 요리책은 500일 연속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했고,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 했습니다. 숱한 화제를 뿌리던 타니타 사내 식당은 2012년 마루노우치에 일반인을 위한 ‘타니타 식당’ 오픈으로 이어집니다. 사내 식당의 식단을 그대로 적용할 뿐 아니라, 타니타의 제품도 곳곳에 두어 타니타 브랜드의 전초기지 역할을 합니다. 고객들에게 무료로 체지방을 측정해주고 상담도 해주며, 식사량을 조절할 수 있는 그릇과 체지방계 등의 상품도 판매합니다. 또한 테이블마다 칼로리 측정계와 식사시간을 재는 타이머를 비치하고 있습니다. 적당한 에너지를 적절한 시간 동안 섭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오픈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점심시간 대기줄은 여전합니다. 일반인을 위한 타니타 식당은 현재까지 6개 지점을 추가로 오픈하며 성황리에 운영 중입니다.

점심시간에 남녀노소로 붐비는 타니타 식당입니다. 오른편에 체지방 측정 상담 코너도 운영합니다.

타니타 식당은 ‘건강을 측정한다’는 본업에 기반을 두고 웰빙 식당으로 포지셔닝하는 데 성공한 사례입니다. 한편 같은 건물에 남다른 타기팅을 통해 웰빙 식당으로 자리 잡은 곳도 있습니다. 매장 안에서는 정장 차림의 오피스족들만 눈에 띄는데도, ‘카노야 애슬리트 레스토랑’이라는 이름을 버젓이 내걸고 있습니다. 애슬리트(운동선수Athlete) 없는 애슬리트 레스토랑의 사연이 궁금하다면, 1호점으로 눈을 돌려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애슬리트를 위한 레스토랑의 탄생

타니타 식당만큼이나 카노야 애슬리트 레스토랑의 시작 역시 남다릅니다. ‘체대 학생’들을 위한 식당에서 출발했습니다. 카노야 국립체육대학의 스포츠 영양학과 교수 나가시마 미오코는 학생들이 늦게까지 훈련한 후에 식사를 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늘 안타까웠습니다. 운동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훈련 후 적절한 영양섭취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입니다.

때마침 2020년 올림픽 개최지로 도쿄가 선정되면서 일본 전역에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운동선수 후원 바람이 불었습니다. 나가시마 미오코 교수는 이 기세를 몰아 학교, 지자체, 기업에 협력을 요청합니다. 이에 일본 유일의 4년제 국립체대인 카노야대학, 농산물이 풍부해 일본의 플로리다라 불리는 가고시마 현 카노야 시, 그리고 관동·관서 지방 40여 개 음식점 체인을 운영 중인 바르니바비가 힘을 모았습니다. 이 산학관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2014년 4월 카노야체대 앞에 오픈한 카노야 애슬리트 레스토랑 1호점입니다.

카노야 애슬리트 레스토랑은 어느 식당보다 타깃 고객이 명확합니다. 올림픽 꿈나무들인 카노야체대 학생들입니다. 설립 취지에 걸맞게 카노야체대 학생들은 단돈 500엔(일반인은 850엔)에 식사할 수 있습니다. 미오코 교수가 스포츠 영양학에 기반을 두고 고안한 검증된 식단입니다. 운동능력 향상에 주안점을 두었기에 다이어트나 단순 건강 식단과는 차별화됩니다. 카노야 시의 제철 재료로 만든 밥, 국, 3가지 반찬을 한 세트로 구성하는데 밥은 2종류에서, 반찬은 15종류에서 고를 수 있습니다. 15가지 반찬마다 영양성분과 함께 고열량, 고단백, 비타민, 저염분, 고칼슘, 섬유질 등을 구분해놓았으므로 각자 필요에 맞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카노야 애슬리트 레스토랑의 메뉴입니다. 밥, 국, 3가지 반찬이 기본 구성입니다.

또한 훈련 후에도 마음 놓고 올 수 있도록 밤 10시 30분까지 운영합니다. ‘10 over 9’(9를 넘어 10이 된다는 뜻으로, 현재의 나를 뛰어넘기 위해 특별한 시간을 가지자는 모토) 캠페인을 열어 레스토랑 이용액의 1%를 유망한 운동선수에게 후원하기도 합니다. 기부할 선수를 직접 선택할 수 있으며, 많이 기부한 사람들은 후원한 선수들과 친목회도 가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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