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표 대신 (+)태그가 붙어있는 가구점 • 메이드

May 26, 2021
가격표 대신 (+)태그가 붙어있는 가구점 • 메이드

온라인 쇼핑에 밀려 쇼핑 매장의 설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쇼핑 매장은 사라질 수밖에 없는 운명일까요? ‘메이드’는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을 접목시킨 매장들보다 더 현실적인 방법으로 쇼핑 매장의 쓸모를 찾았습니다.

물건은 보이지 않는데 물건을 살 수 있는 매장이 있습니다. 가구, 전자제품, 주방용품, 스포츠용품, 액세서리 등 6만여 개 제품을 판매하는 종합 소매점 ‘아고스(Argos)’ 이야기입니다. 아고스 매장의 매대에는 제품을 진열하는 대신 수십 대의 태블릿 PC를 비치해 두었습니다. 디자인도 크기도 제각각인 제품 대신 통일된 디자인의 태블릿 PC를 배치하자 매장의 첫인상이 깔끔해지고, 쾌적한 매장 환경이 조성됩니다. 제품을 진열하지 않는 대신, 디지털 카탈로그의 역할을 하는 태블릿 PC를 활용해 아고스에서 취급하는 모든 제품의 재고 현황, 가격, 세일 등의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며 제품을 판매합니다.

아고스는 매장 내 제품이 있어야 할 자리에 제품 대신 제품의 정보를 제공하는 태블릿 PC를 배치해 쾌적한 쇼핑 환경을 유지합니다.

아고스의 판매 모델은 온라인 쇼핑과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을 합쳐 고객 편의를 획기적으로 개선합니다. 고객들은 구매하려는 제품을 찾아 매장을 돌아다닐 필요없이 태블릿 PC로 원하는 상품을 검색하고 주문까지 그 자리에서 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태블릿 PC를 통해 제품을 주문하면, 점원이 창고에서 해당 상품을 가져다 줍니다. 인터넷으로 미리 주문하고 매장에서 픽업할 수도 있고, 창고에 없는 물건은 집으로 배송받을 수도 있습니다. 기존 오프라인 쇼핑에 비해 매장 안에서의 이동량과 소비하는 시간이 줄고, 온라인 쇼핑과 달리 매장에서 바로 제품을 받을 수 있어 배송을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제품들은 카운터 뒤의 창고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재고가 있는 경우 현장에서 직접 수령할 수 있으며, 없는 경우에는 배송받을 수 있습니다.

매장 입장에서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홍콩과 함께 임대료가 가장 비싼 도시 1, 2위를 다투는 런던에서 효율적인 공간 활용은 사업자가 늘 고민할 수밖에 없는 과제입니다. 아고스는 제품을 창고에 쌓아 두었다가, 고객이 요청할 때에만 꺼내오면 되니 제품을 매력적으로 진열하기 위한 별도의 공간이나 노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제품을 직접 진열해 두는 것보다 태블릿 PC를 두면 동일한 크기의 공간에서 고객들이 도달할 수 있는 제품의 수가 비교도 안될 만큼 늘어납니다. 이처럼 아고스는 오프라인 쇼핑과 온라인 쇼핑의 장점을 더해 매장의 효율성도 높이면서도 고객들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런던의 소호에 위치한 가구 매장 ‘메이드(MADE)’도 아고스와 마찬가지로 매장에서 태블릿 PC를 활용하여 고객의 쇼핑을 돕습니다. 아고스의 태블릿 PC는 한 자리에 고정되어 있어 고객들이 그 앞에서 제품을 찾아야 하는 반면, 메이드의 고객들은 태블릿 PC를 들고 매장 이곳 저곳을 돌아 다닙니다. 게다가 제품을 진열해 두지 않는 아고스와 달리, 메이드는 제안하고자 하는 생활 공간을 디자이너 가구들로 꾸며 쇼룸처럼 구성했습니다. 같은 듯 다른 방식이라 쇼핑 경험도 달라집니다. 아고스가 온라인 쇼핑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하는 느낌이라면, 메이드는 온라인 매장에서 오프라인 쇼핑을 하는 기분입니다. 2010년에 시작한 가구계의 루키지만, 새로운 고객 경험을 만들어내며 영국을 넘어 유럽 전역에 영향력을 발휘할 정도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메이드가 재구성한 매장은 기존의 가구점들과 무엇이 다른 걸까요?

#1.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하면 경험이 달라진다

메이드 매장에 들어서면 가구들보다 한쪽 벽면을 채운 수백 개의 하얀 서랍이 눈에 들어옵니다. 각 서랍에는 메이드에서 판매하고 있는 가구들의 이미지가 붙어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을 할 때 스크롤을 내리며 제품 이미지를 훑어 보듯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메이드에서 취급하는 가구들의 전반적인 내용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입니다. 서랍을 열어보면 제품에 대한 이미지와 설명이 담긴 엽서가 채워져 있습니다. 고객들은 각 서랍을 살펴보면서 마음에 드는 가구 디자인의 엽서를 가지고 갈 수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에서 위시 리스트에 담는 과정을 오프라인 매장에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구현한 셈입니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고객들은 오프라인에서도 유기적인 쇼핑 경험을 할 수 있고, 오프라인 쇼핑에 익숙한 고객들은 온라인 쇼핑의 재미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매장의 한쪽 벽면에 공들여 채운 서랍들은 메이드 매장의 미리보기이자, 오프라인과 온라인 쇼핑을 창의적으로 넘나드는 메이드의 판매 방식을 넌지시 알리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메이드는 서랍과 엽서를 통해 온라인에서의 쇼핑 경험을 오프라인 매장에 아날로그 방식으로 풀어냈습니다.
온라인 쇼핑에서 위시 리스트에 제품을 저장하듯, 마음에 드는 제품의 서랍 속에 있는 엽서를 가지고 갈 수 있습니다.

‘경험, 맞춤형 서비스, 구매’

메이드의 쇼룸이 내세우는 세 가지 요소입니다. 메이드의 쇼룸을 방문하면 사고자 하는 가구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사무실을 위한 메이드(MADE for work)’, ‘거실을 위한 메이드(MADE for living)’ 등으로 매장의 공간을 용도에 따라 구분하고, 디자이너 가구들을 배치합니다. 매장에 상주하는 ‘가구 전문가(Furniture Guru)’들은 재질, 마감, 스타일링 팁 등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하여 고객들의 쇼핑에 완성도를 더합니다. 여기까지는 여느 가구점에서도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하지만 메이드의 매장에 비치되어있는 태블릿 PC를 집어 들면 그 어느 가구점에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쇼핑을 할 수 있습니다.

매장 내에 있는 가구들 위에는 ‘(+)’ 모양의 태그가 붙어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가구의 (+)에 태블릿 PC를 갖다 대면 태블릿 PC 화면에 제품의 상세 정보가 나올 뿐만 아니라 가구를 디자인한 디자이너의 다른 제품들도 함께 보여 줍니다. 디자이너의 가구들을 모두 전시할 수 없기 때문에 디자이너의 대표 작품을 쇼룸에서 보여주고, 고객들이 그 디자이너의 스타일과 시그니처에 관심이 생긴다면 태블릿 PC를 통해 확장해서 쇼핑할 수 있도록 고객 경험을 설계한 것입니다. 실물 가구에 있는 (+) 태그는 물론, 서랍에 붙어 있는 이미지에 태블릿 PC를 갖다 대도 해당 가구 및 디자이너의 상세 정보와 관련 제품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객들은 제한된 공간에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들며 메이드에서 취급하는 모든 디자이너 가구들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태블릿 PC를 통해 바로 주문을 할 수 있어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계산대에 줄을 설 필요도 없습니다.

태블릿 PC를 서랍 앞에 갖다 대면 해당 제품과 디자이너에 대한 상세 정보를 알 수 있으며 구매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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