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선 브랜드도 예술이 됩니다 • 무브먼트랩

Feb 17, 2022
이곳에선 브랜드도 예술이 됩니다 • 무브먼트랩

파리의 ‘그랑 팔레(Grand Palais)’는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개최한 장소입니다. 유서 깊은 이 곳을 1993년부터 10여년 간 보수해 지금과 같이 유려한 공간으로 업그레이드 시켰죠. 천장을 덮은 화려한 유리 돔과 거대한 면적이 만들어내는 공간감이 압권이라 파리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장소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런 그랑 팔레가 공항으로, 카지노로, 쇼핑센터로, 심지어는 해변으로 변신할 때가 있습니다. 바로 파리 패션 위크 기간에 ‘샤넬(Chanel)’ 패션쇼가 열릴 때입니다. 2019년 타계한 패션계의 전설이자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는 한계 없는 상상력으로 그랑 팔레의 공간을 변신시켰죠.

전시나 이벤트가 없는 그랑 팔레의 평소 모습입니다. ⓒsottolestelle
샤넬 오뜨 꾸뛰르 F/W 2017/2018 패션쇼에는 그랑 팔레 안에 에펠탑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Vogue
샤넬 S/S 2019 패션쇼에서는 인공 해변이 설치되기도 했습니다. ⓒHarper’s BAZZAR

이런 압도적인 비주얼은 샤넬 패션쇼의 아이콘이지만, 패션쇼에 힘을 주는 건 샤넬뿐만이 아닙니다. 수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 잡고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창의성을 증명하기 위해 패션쇼에 신경을 씁니다. 패션쇼는 그 시즌의 신상품과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광고판’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 만한 전시적인 요소가 필수인거죠.

특히 글로벌 패션 트렌드를 선도하는 브랜드들의 패션쇼가 몰려 있는 세계 4대 패션 위크는 주목도가 가장 높습니다. 패션 위크는 전 세계 여러 도시에서 개최되지만 그 중에서도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 패션 위크가 세계 4대 패션 위크로 불려요. 1~3월에 F/W 컬렉션을, 8~10월에 S/S 컬렉션을 선보이며 정기적으로 패션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죠. 그 시즌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패션 위크는 패션계뿐만 아니라 미디어와 일반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홍보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그런데 이런 쇼의 역할이 꼭 패션에만 국한되어야 한다는 법은 없죠. 리빙 분야에도 이런 패션쇼의 역할을 하는 리빙 편집숍이 있어요. 부산 해운대 달맞이길에 플래그십 매장을 운영하는 ‘무브먼트랩(Movement Lab)’이에요. 무브먼트랩은 패션쇼가 패션에 대한 관심을 정기적으로 유도하고 트렌드를 제시하는 것처럼 리빙쇼(Living Show)를 통해 가구나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과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환기시키려는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이름처럼 움직임을 만드는 실험실 같은 곳이죠.

무브먼트랩 부산 플래그십 스토어는 해운대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달맞이길에 위치해 있습니다. ⓒ진성훈

무브먼트랩은 부산 매장을 시작으로 경기도 의왕시에 두 번째 매장을 냈는데, 두 매장을 합쳐 매월 약 2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갑니다. 가구가 가격대도 높고 구매 주기도 긴 고관여 제품인 점을 고려하면, 하루 평균 600~700명의 방문객 수는 적은 숫자가 아니죠. 그렇다면 무브먼트랩은 어떻게 이렇게 많은 고객들이 가구를 중심으로 한 리빙 편집숍에 방문하게 만들고, 또 가구를 구매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그곳에 가고 싶다, 가구 살 일이 없어도

패션쇼에서 영감을 받아 리빙쇼를 추구하는 무브먼트랩은 ‘시즌제 전시 판매’라는 개념을 도입했어요. 매장에 전시 공간과 판매 공간을 둘 다 갖추고 운영하면서 6개월마다 전시의 테마를 바꿉니다. 그리고 테마에 따라 10~30개 브랜드들과 협업해 전시를 꾸려나가요. 하나의 시즌 테마에 대해 각 브랜드의 관점과 상상력을 보여주는 것이죠. 전시에 참여한 브랜드들의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기본이고요. 이처럼 브랜딩과 세일즈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판매를 위한 편집에만 초점을 맞추는 여느 라이프스타일 편집숍과 차별화되는 지점입니다.

무브먼트랩의 시즌 전시는 2019년부터 시작했습니다. 전시의 테마는 편집숍의 관점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시즌별로 변화하며 재방문을 이끌어 냅니다. ⓒ 무브먼트랩

물론 전시를 한다고 관심을 끌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무브먼트랩은 테마 선정, 공간 구성, 브랜드 선정 등에 공을 들입니다. 우선 ‘Green Stain(푸른 얼룩)’, ‘Humble Beauty(겸손한 아름다움)’, ‘Exotic Sense(낯섦)’ 등 감각적인 주제를 선정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죠. 이렇게 테마가 바뀔 때마다 공간 구획을 새롭게 하고, 그 테마와 접점이 있는 브랜드들로 라인업을 구성합니다. 가령 ‘푸른 얼룩’을 테마로 한 시즌에는 플랜테리어 그룹인 ‘스튜디오 콩테’, 도자기 브랜드 ‘무자기’ 등과 협업해 각 브랜드의 관점으로 시즌 테마를 해석한 결과물을 매장 곳곳에 전시하는 식입니다.

푸른 얼룩 시즌 전시에 참여한 도자기 브랜드 ‘무자기’는 푸른색의 고려 청자를 모티브로 한 에디션이 돋보일 수 있도록 그리너리를 구성했습니다. ⓒ진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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