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을 폐점한 후 더 잘 나가는 중고 편집숍 • 패스 더 바톤

Mar 24, 2022
매장을 폐점한 후 더 잘 나가는 중고 편집숍 • 패스 더 바톤

어느 나무꾼이 있었어요. 그에겐 소중히 아끼던 도끼가 한자루 있었죠. 매일같이 사용하다보니 도끼자루가 다 닳았어요. 그래서 새 나무로 그 자루를 바꿨죠. 또 한참을 쓰다보니 도끼날도 무뎌졌어요. 이 또한 새것으로 교체했죠. 그렇다면 이 도끼는 원래 쓰던 헌 도끼일까요, 아니면 새 도끼일까요?

형태적으로만 보면 사실상 새 도끼에요. 도끼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새 걸로 바뀌었으니까요. 하지만 이 도끼를 여전히 원래 쓰던 헌 도끼로 볼 수 있는 마법같은 방법도 있어요. 이 방법을 이해하기 위해 故 이어령 선생님의 지혜를 빌려 볼게요. 삶과 죽음을 관통하는 24가지 질문에 대한 그와의 대담을 엮은 책, <메멘토모리>에는 아버지가 아들들에게 남긴 도끼 일화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답을 찾을 수 있죠.

“나무꾼이 숨을 거두면서 도끼 한 자루를 아들들에게 남겼지요. 아들들은 오랜 세월 아버지의 유품인 그 도끼를 소중히 써왔는데 도끼자루가 다 닳아서 새 나무로 그 자루를 바꿨어요. 그러다가 도끼날도 닳아 새것으로 바꾸었죠. 아버지의 도끼는 그 자루도, 도끼날도 없어졌는데 여전히 아들들은 그것을 ‘아버지의 도끼’라고 불렀습니다. 나무가 없어지고 쇠가 사라져도 ‘아버지 도끼’는 그래도 남아 있어요. 그게 불멸이지요.”

도끼자루나 도끼날처럼 물질은 바뀌어도 물질에 부여된 의미와 상징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이렇듯 어떤 스토리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같은 물건이라도 다른 물건이 될 수도 있고, 다른 물건이라도 같은 물건이 될 수 있어요. 스토리와 맥락에는 의미와 상징을 나타내는 힘이 있는거죠.

중고 편집숍은 이야기를 싣고

스토리와 맥락의 힘은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돼요. 일본 도쿄에는 중고 제품과 원래 주인의 이야기로 물건의 새 주인을 찾아주는 셀렉트 리사이클 숍, ‘패스 더 바톤(Pass the baton)’이 있어요. 패스 더 바톤은 '새로운 재활용(New Recycle)'을 컨셉으로 중고 제품을 판매해요. 사용하던 물건을 재활용하는데 '새롭게' 재활용한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요?

'리사이클(Recycle), 리메이크(Remake), 리라이트(Relight)'

패스 더 파톤이 제품을 분류하는 기준이자 물건의 가치를 새롭게하는 3가지 방식이에요. 패스 더 바톤은 여느 리사이클 숍처럼 중고 제품 혹은 매장에서 판매하기 어려운 B급 물건을 취급하지만, 이 3가지 기준에 따라 중고 물건에 담긴 가치를 재발견하고 쓸모 있는 것들을 큐레이션해요. 개인이 사용하던 중고 제품은 ‘리사이클’해 새로운 주인을 찾아 주고, 정상가로 판매하기 힘든 기업의 B급 제품들은 패스 더 바톤만의 리터치를 더해 ‘리메이크’ 또는 ‘리라이트’ 방식으로 새생명을 불어 넣죠. 단순히 중고 매매를 중개해주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더하는 역할을 하기에 패스 더 바톤이 제안하는 새로운 재활용이 설득력을 가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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