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을 높이는 탈의실의 영업 비밀 • 리포메이션

Jun 7, 2021
매출을 높이는 탈의실의 영업 비밀 • 리포메이션

옷 한 벌을 입어보러 탈의실에 들어간 고객이 삼십분째 나오지 않습니다. 심사숙고 중인가 싶은데 정작 나와서 구매한 건 아예 다른 옷입니다. 매장까지 와서 입어보지도 않고 옷을 사는 걸까요? 그럼 왜 그렇게 탈의실에 오래 있었을까요? 탈의실 안에 있는 터치 스크린과 옷장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고객을 지갑을 여는 탈의실이 궁금하다면 뉴욕에 있는 리포메이션(Reformation)의 옷장을 열어보시기 바랍니다.

2018년 추수감사절을 맞아 뉴욕 매거진(New York Magazine)이 맨해튼에 팝업 매장을 열었습니다. 뉴욕 매거진 산하의 이커머스 브랜드인 스트래티지스트(Strategist)에서 추천한 제품을 오프라인에서 선보이는 것입니다. 온라인 혹은 지면으로만 접하던 제품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살아있는 잡지'입니다. 지난 2년의 총결산인지라 화장품, 리빙, 패션, 식음료 등 갖가지 카테고리의 제품이 250여 가지에 달합니다. 고급 린넨 침구로 시작해 침실 외 집의 다른 공간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파라슈트(Parachute), 로컬로부터 스타일리쉬한 식물을 직배송해 주는 워터&라이트(Water&Light), 식물로 만든 화장품 피트 리브코(Peet Rivko), 머리를 감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는 뉴 워시(New Wash) 등 입소문으로 팬층이 두터운 브랜드입니다.

원래 스트래티지스트는 광고 없는 청정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믿을 만한 전문 에디터들이 오직 제품력만으로 브랜드를 추천하는 웹사이트입니다. 대신 추천 제품을 파는 온라인 사이트로의 링크를 두어 중계 수수료 수익을 냅니다. 잡지로서 콘텐츠 전문성을 살린 '마케팅 대행 플랫폼'인 것입니다. 광고가 수익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뉴욕 매거진과는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그런데 이번 오프라인 팝업 매장에서는 잡지의 광고 수익 모델을 가져왔습니다. 입점 브랜드에서 판매액에 따른 혹은 정액 수수료를 지불하게 한 것입니다. 이미 온라인에서 독립적인 평가를 거쳐 소개한 제품이니, 이제 업체로부터 수익을 창출해도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고객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저 연휴 특수를 노리고 판매고를 바짝 올리려 팝업 매장을 낸 건 아닙니다. 스트래티지스트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팝업 매장의 목적은 판매보다는 브랜딩에 가깝습니다. 온라인 기반인 스트래티지스트 스스로는 물론, 아직 영세해서 자체 매장을 가지거나 편집샵에 들어가기 어려운 소규모 브랜드들이 이번 팝업을 계기로 오프라인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맨해튼 소호에서 황금 연휴에 매장을 갖는다는 것은 마치 포털 사이트의 첫 페이지에 노출된 것과 같은 주목도를 갖습니다.

이렇듯 온라인 DNA가 강한 브랜드들은 뉴욕의 매장을 오프라인 '배너'로 활용합니다. 이들은 '체험'이라는 오프라인의 강점을 살리면서 온라인에서의 사용성을 오프라인에 이식하려 합니다. 온라인에서 80%의 매출이 나는 '리포메이션(Reformation)'도 그 중 하나입니다. 2009년 LA에서 시작한 리포메이션은 '윤리적인 패스트 패션(Ethical Fast Fashion)'이라는 언뜻 상충되는 듯한 컨셉을 스타일리쉬하게 구현합니다. 옆이 길게 트여 있는 맥시 드레스, 직사각형으로 깊게 파인 목둘레선, 빈티지 등으로 대표되는 리포메이션전매특허인 '쿨 걸' 스타일로 매주 새로운 아이템을 내는데, 모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됩니다. 리한나, 알렉사 청, 벨라 하디드 등 개성있는 셀럽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인스타그래머블한 브랜드 2위로 손꼽히기도 했습니다. 옷 입는 방식을 바꾸겠다는 리포메이션은 이제 오프라인 매장으로 옷 사는 방식도 바꾸고 있습니다. 어떻게 옷 사는 방식을 리포메이션하고 있는지 뉴욕 본드 스트리트에 있는 매장을 살펴보겠습니다.

장바구니가 필요 없는 매장

리포메이션 매장에는 손에 옷을 든 사람이 없습니다. 대신 터치 스크린과 아이패드가 벽면과 선반 곳곳에 있습니다. 화면을 터치하면 이름 입력창이 뜨고 이름만으로 간단히 나만의 가상 옷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가입하거나 이메일을 입력하는 등 복잡한 절차는 없습니다. 이제부터 고객이 고르는 옷은 모두 이 옷장에 담깁니다.

리포메이션에서 옷을 고르는 방식은 두 가지입니다. 첫번째 방식은 일반적인 온라인 쇼핑 경험과 비슷합니다. 터치 스크린과 아이패드에서 온라인 카탈로그를 훑어보며 옷을 고릅니다. 왜 굳이 매장까지 와서 집에서도 볼 수 있는 온라인 카탈로그를 보는 걸까요? 의류 매장에서 마네킹이 입은 옷이 일반 상품 대비 20~30% 더 잘 팔린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옷을 실제 입었을 때 어떤 느낌일 지 가늠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신의 몸매인 마네킹과 같은 옷태가 나오기 어렵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말입니다. 옷을 착용한 모델 사진을 보는 것으로도 마네킹에 입힌 옷을 보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옷걸이에 걸려있으면 그냥 지나쳤을 옷도 모델에 피팅된 사진을 보면 구매욕이 샘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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