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오피스는 재택 근무와 경쟁합니다 • 더 캠퍼스

Jan 13, 2022
이제 오피스는 재택 근무와 경쟁합니다 • 더 캠퍼스

외부인 출입금지. 오피스의 기본값입니다. 내부 직원들이 모여서 일하는 곳이기도 하고 대외비적인 정보들도 많기 때문이죠. 반면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공간도 있습니다. 쇼룸입니다. 쇼룸은 오피스와 달리 외부인을 적극 환영합니다. 목적 자체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전시하고 널리 알리는 곳이어서죠.

이렇게 전혀 다른 목적을 가진 두 곳이 공존할 수 있을까요? 고쿠요(KOKUYO)라면 이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을 듯합니다. 고쿠요는 펜, 노트 등을 파는 문구 용품 브랜드인데, 단순히 문구 용품을 만드는 브랜드로 본다면 이 회사의 진면목을 놓칠 수 있습니다. 디자인적으로 혁신적인 제품들을 선보이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죠. 고쿠요가 어떤 DNA를 가진 회사인지 이해를 돕기 위해 문구류를 혁신한 예를 들어 볼게요.

먼저 모서리 지우개 ‘카도케시’. 정육면체 10개를 지그재그로 엮어 만든 모양의 지우개입니다. 모서리가 28개나 있기 때문에 지우개의 뾰족한 모서리 부분을 최대한 많이 쓸 수 있죠. 다음은 고무줄을 업그레이드 시킨 ‘와고무’. 고무줄에 리본 모양을 달아두니 고무줄만 둘러도 성의가 느껴지는 선물처럼 보입니다. 한가지 더. 측정을 더 정교하게 할 수 있는 자 ‘트루 메저’. 자에 있는 눈금 표시를 선이 아니라 면으로 바꿔 표시선 두께에 따른 오차를 줄일 수 있게 한 제품입니다.

카도케시 ©KOKUYO
와고무 ©KOKUYO
트루 메저 ©KOKUYO

이처럼 문구 용품에 진심인 브랜드이지만 고쿠요 매출에서 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합니다. 매출의 50%는 공간 설계 비즈니스, 30%는 오피스 가구 제조 및 판매로부터 발생하죠. 이 두 사업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B2B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을 뿐입니다.

이런 사업구조를 가진 고쿠요가 2021년 2월에 새로운 오피스를 선보였습니다. 이곳은 출입 카드를 목에 건 사람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오피스가 아닙니다. 자사 직원 뿐만 아니라 외부인들로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이죠. 고쿠요는 어떤 이유에서 외부인 출입금지라는 오피스의 금기를 깨고 외부인도 드나들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 걸까요?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미래형 오피스

도쿄 시나가와에는 40년 된 고쿠요의 오피스 빌딩이 있습니다. 고쿠요는 이 오래된 빌딩의 리노베이션을 준비합니다. 그러던 와중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이 닥쳤습니다. 갑자기 많은 회사들이 재택근무, 원격근무, 혹은 재택근무와 오피스 근무를 섞은 하이브리드형 근무 제도를 실시하기 시작하죠.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적응하느라 회사도, 직원도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죠.

이러한 변화는 코쿠요에겐 더 가혹한 일이었습니다.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오피스 가구에 대한 수요가 급감해서죠. 사무실에 출근하는 일이 줄어들자 오피스 가구 매출이 타격을 받은 것입니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 큰 문제였습니다. 재택근무, 원격근무 등에 적응한 기업들이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다고 해서 과거의 방식으로 쉽게 돌아올 거 같지 않았습니다. 집에서 근무하는 방식에도 분명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죠. 오피스를 오고 싶은 공간으로 바꾸지 않으면 직원들을 다시 오피스로 불러들이기 어려울 지 모릅니다. 그래서 코쿠요는 새로운 발상을 합니다.

“우리 오피스 건물 전체를 실험실로 만들어보자.”

동료 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생각의 폭을 넓히는 공간,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출되는 공간, 업무 효율을 최대로 올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미래의 오피스’상을 제시하자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2021년 2월에 선보인 새로운 고쿠요의 ‘미래형 오피스’는 어떤 모습일까요?

핵심적인 차이는 오피스 각층을 어떻게 구성했는지에 있습니다. 고쿠요의 새 오피스는 소속이나 팀이 아니라 업무 목적으로 층을 구성했습니다. 일반적인 사무직 업무는 회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내거나, 동료들과 협업하거나, 집중해서 자료를 만들거나,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등 몇 가지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는데, 고쿠요는 이렇게 직원들의 ‘활동’에 근거하여 각 층별로 테마가 있는 오피스를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4층은 와이드 모니터, 높이 조절이 가능한 책상, 기능성 의자 등 고사양의 오피스 가구를 갖추어 업무의 집중력을 높이는 환경을 조성합니다. 6층은 이벤트 혹은 발표회가 가능한 커다란 무대, 커피나 점심을 즐길 수 있는 주방, 사내 동아리 활동이 가능한 광장 등의 공간으로 구성하여 부서간 개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곳, 동료들과 교감할 수 있는 곳으로 꾸몄습니다. 7층은 상품기획이나 개발자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제품의 디자인 및 프로토타입의 제작이 가능한 층으로 이노베이션을 촉진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었죠. 8층은 프로젝트 혹은 부서별 미팅 등 여러 멤버가 모여 업무에 관한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공간입니다. 움직이는 칸막이를 설치하는 등 인원수와 용도에 맞추어 그 때 그 때 회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입니다.  

6층
7층
새로운 콘텐츠가 궁금하다면?
이메일을 남겨주세요. 세상의 앞선 생각을 업데이트해 드릴게요!
Great! Next, complete checkout for full access to 퇴사준비생의 여행.
Welcome back! You've successfully signed in.
You've successfully subscribed to 퇴사준비생의 여행.
Success! Your account is fully activated, you now have access to all content.
Success! Your billing info has been updated.
Your billing was not upd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