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가 시간을 이기는 방법 • 빈티지 아이 콜렉터스 클럽

Oct 21, 2021
빈티지가 시간을 이기는 방법 • 빈티지 아이 콜렉터스 클럽

샤넬 가방에 브로치를 달아 중고로 팔면 누가 사갈까요? 오리지널과 많이 달라진 모습에 사려는 사람도 많지 않을 테고, 가격도 높게 받기 어려울 것입니다. ‘새 제품과 얼마나 비슷한가’가 중고 가격의 판단 기준이니까요. 그런데 이 기준을 거스르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가방에 와펜, 스트랩 등 장식을 덧붙여 판매하는 ‘히스토리 바이 딜런(History by Dylan)’입니다.

물론 맥락 없이 꾸미는 것은 아닙니다. 가방 하나 하나마다 테마를 가지고 있죠. '로맨틱 아워(Romantic Hour)', ‘사랑스러운 젊음(Lovely Youth)’ 등 의미에 부합하도록 각기 다른 시대의 빈티지아이템을 조합해 덧붙입니다. 특히 각별한 의미가 담긴 가방이라면 소품도 그 의미에 맞게 선정합니다. 가령 파리로 이사가는 20년 지기 친구에게 선물하는 가방이라면, 1920년대 파리에서 만들어진 엠블럼을 사용하는 식으로요.

‘The queen from Paris’라는 테마로 재탄생한 샤넬 가방입니다. ‘파리에서 성공하길 바랄게’라는 말과 함께 선물해준다면, 매일 들고다니고 싶을 것 같습니다. 기성 제품에 시간과 이야기를 기워낸 바느질이 돋보입니다. ©히스토리 바이 딜런

‘히스토리 레터’는 이러한 내용을 자필로 담아 고객에게 전하는 일종의 시간 여행 장치입니다. 언제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에 따라, 누구의 손을 거쳤느냐에 의해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가치가 결정되는 빈티지 제품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야기와 함께 새로운 디자인을 입은 가방은 기성 명품 가방보다 희소합니다. 히스토리 바이 딜런이라는 이름으로 10 꼬르소꼬모에 입점하고, SM엔터테인먼트와 협업을 진행하고, 서울과 도쿄의 갤러리에서 가방을 전시할 정도입니다.

‘Collect, Collage, Create (CCC, 수집하고 콜라주해서 새로운 걸 창조한다)'

히스토리 바이 딜런이 지향하는 브랜드의 방향성입니다. 제품을 직접 만들지 않고도, 빈티지가 가진 스토리의 가치를 자산화한 사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빈티지가 재미있는 점은 스토리 외에도 발굴해낼 가치가 많다는 사실입니다. 부산에는 스토리가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빈티지 시장을 개척한 브랜드가 있습니다. 그 비결을 히스토리 바이 딜런 식으로 요약하면 ‘Acquire, Repair, Trust (ART)’로, 매입하고 복원해서 신뢰를 창조하는 ‘빈티지아이 콜렉터스 클럽’의 이야기입니다.

빈티지 시장의 미개척지

자동차는 구매하자마자 감가상각이 일어납니다. 스마트폰도 개봉하는 순간 가치가 떨어지고요. 게다가 시간이 갈수록 중고 가격은 성실하게 내려갑니다. 제품에 흠집이 생기고, 기술이 발전하고, 신제품이 출시되는 등 다양한 이유로요. 하지만 이런 감가 상각을 이겨내는 무기가 있습니다.

마치 마법처럼 ‘빈티지’라는 이름이 붙으면 시간은 가치의 방향을 위로 역전시킵니다. 문제는 ‘빈티지’라는 단어가 남용되면서 의미가 모호해졌고 작동하는 방식도 아리송하다는 점입니다. 사전을 보면 좀 더 명확해집니다. 빈티지란, ‘포도를 수확하고 와인을 만든 해’를 말합니다. 특정 년도의 기온과 강수량, 일조량이 포도의 맛과 와인의 품질을 결정하기에 빈티지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그저 오래되어서 좋은 것이 아니라, 복제할 수 없는 제품에 높은 가치가 매겨진 결과가 곧 빈티지인 셈입니다.

오래된 제품이 가치를 지니려면 만들어진 시기의 고유한 흔적이 필요합니다. ©빈티지아이 콜렉터스 클럽
빈티지아이 콜렉터스 클럽의 내부.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지팡이 가게 ‘올리벤더스’를 모티프로 디자인해 고풍스러운 멋이 살아있습니다. ©빈티지아이 콜렉터스 클럽‌‌

첨단일수록 빨리 낡습니다. 비즈니스를 오래 영위하고 싶다면,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빈티지가 훌륭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제품만큼 매력적인 아이템도 드물 테니까요.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빈티지 시장은 가구와 의류입니다. 미드센추리 모던, 바우하우스, 구제 등은 기술이 발달해도 여전히 가치를 인정 받습니다.

빈티지아이 콜렉터스 클럽은 상대적으로 주목이 덜하지만, 매력적인 시장을 발굴했습니다. 바로 빈티지 시계입니다. 스마트워치가 보편화될 만큼 기술이 발달한 21세기지만 빈티지 시계는 디지털과 경쟁하지 않습니다. 아날로그 시계 브랜드가 시계의 가치 판단 기준을 ‘시간 알림의 정확도’에서 ‘사치품’으로 옮겨 놓은 덕분입니다. 덕분에 아날로그 시계 시장을 선택한 빈티지아이 콜렉터스 클럽은 유행에 휩쓸리지 않으면서도 구매력 있는 고객을 확보했습니다.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츄얼 봄베이입니다. 롤렉스는 세월이 지나도 가치가 변치 않는 빈티지 시계의 대명사입니다. ©빈티지아이 콜렉터스 클럽
새로운 콘텐츠가 궁금하다면?
이메일을 남겨주세요. 세상의 앞선 생각을 업데이트해 드릴게요!
Great! Next, complete checkout for full access to 퇴사준비생의 여행.
Welcome back! You've successfully signed in.
You've successfully subscribed to 퇴사준비생의 여행.
Success! Your account is fully activated, you now have access to all content.
Success! Your billing info has been updated.
Your billing was not updated.